(7) 레프트-어드밴스 : 노무현정부의 한미FTA


국민참여당의 게시판에 올린 어느 당원의 글이 잊혀지지 않는다. 이룰 수 있는 꿈이라는 닉을 쓰고 있는 이 당원은 김현종 전대표가 쓴 책을 둘러싸고 이백만 대변인과 토론을 하면서 이런 말을 했다. "노무현이 왜 한미에프를 추진했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돼 자다가도 새벽에 벌떡 일어났다." 아마 식은 땀을 흥건하게 흘렸을 것같다. 그가 좋아하는 노무현이 왜 그처럼 민중의 이익에 반하는 정책을 능동적으로 추진했는지 이해가 안된다는 말이다. 두사람의 토론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하룻밤 사이에 댓글이 100개를 넘겼다. 알고 보니 이 당원은 통상전문 변호사였다. 참여정부에서 홍보수석을 거친 당 대변인과 통상 전문가인 당원이 맞부딪친 것이다.


국민참여당은 노무현정신을 계승한다는 것을 창당의 기치로 삼고 출범했다. 그런 사람들이라면 노무현이 왜 한미에프티에이를 추진했는지를 납득하고 설명해야 한다. 그런데 노무현이라면 죽자사자하는 사람들이 한미에프티에이는 잘못된 것이라고 간단히 부정한다. 지난해 가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반대집회에 나간 사람들은 노무현정신을 어떻게 이해한 것일까. 필요에 따라 제 입맛대로 해석하는 사람들이 아닌가. 이룰수있는꿈이라는 사람과 같이 자다가 벌떡 일어날 정도의 고민을 먼저 거쳐야 할 것같다.

 

김세균 서울대 교수는 프레시안 기고에서 노무현정신은 레프트라면서 리버럴인 유시민이 그의 유산상속인이 되면 안된다고 말한다. 나아가서 참여당 당원들중에 진보-레프트 당원들이 꽤 있다면서 그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훈을 따른다면 참여당이 아니라 진보정당으로 건너와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진보통합당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그는 노무현 유언의 핵심은 나의 한계를 뛰어넘어 더 진보로 가라는 것이며 노무현을 존경한다면 그의 유언 집행인으로 유시민을 인정하지 말라고 주장한다. 노무현 정신은 유시민과의 관계를 끊고 진보-레프트 쪽으로 오는 데 있다는 것이다.


노회찬도 지난 5월 국회헌정회관에서 열린 노무현서거 2주년 세미나에서 김세균과 같은 취지의 말을 했다. 그는 노무현의 진보가 멈춘 곳에서 시작해 그 길을 계속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 길의 방향은 물론 레프트이다. 

 

노무현의 진보는 필요에 따라서 레프트도 라이트도 선택한다. 그래서 좌파도 우파도 아닌 양파라는 말로 표현하는 사람도 있다. 중도좌파나 중도우파는 좌파나 우파를 기준으로 하고 있는데 비해, 노무현의 어드밴스는 앞으로 나가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면 시대가 요구하는 것이면 좌파 우파를 가리지 않고 선택한다는 점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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