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계급배반현상의 원인 2 -이익이 아니라 정체성에 따라 투표한다

  

“코끼리는 생각하지마”의 저자 조지 레이코프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은 반드시 자기 이익에 따라 투표하지는 않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정체성에 따라 투표합니다. 그들은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투표합니다. 그들은 자기가 동일시하고 싶은 대상에게 투표합니다.”(코끼리는 생각하지마 조지 레이코프 51-53쪽)

  

미국은 우리보다 훨씬더 심각하게 계급배반투표를 겪었다. 범죄율 세계 1위의 나라인 미국에는 소외계층이 두텁게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좌파 정당도 없고 노조활동도 유럽에 비해 활성화돼있지 않다. 심지어 외국 이민자들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법을 만드는 공화당을 지지하곤 한다. 

  

“코끼리는 생각하지마”의 저자 조지 레이코프교수는 사람들이 언제나 단순히 자기의 이익 또는 자기가 속한 계급 이익에 따라서 투표한다는 가정은 심각한 오해라고 말한다. 

계급성에 따라 투표해야 한다는 것은 진보인사들의 습성인 합리적 인식의 결과이다. 그는 나아가서 합리적 관점이 민주당을 망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경제학자들 대부분은 여전히 사람들이 본성상 언제나 자기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사고한다는 가정에 근거하여 생각합니다. 이렇게 합리주의적 관점은 민주당의 정치에 매우 중요한 방식으로 침투했습니다. 그것은 유권자들이 자기의 이익에 따라 투표한다는 가정입니다.”

  

레이코프는 민주당원들은 유권자들이 자기 이익에 반하여 투표하는데 충격을 받거나 당혹스러워 한다고 말한다. 민주당이나 진보 또는 좌파들은 공화당이나 보수 또는 우파보다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성향이 있다. 그런데 그 합리주의만으로 현실이 설명되지 않는 것이 문제다. 레이코프는 민주당원들은 어떻게 가난한 사람들이 자기에게 해를 끼치는 부시에게 투표를 할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친절하게 그 사례도 들어주었다. 

“비슷한 현상이 2003년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서도 일어났습니다. 노조에서는 당시 주지사였던 그레이 데이비스가 아널드 슈워제네거보다 서민들, 특히 노동자들에게 훨씬 더 유리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사실을 많은 돈을 들여 홍보했습니다. 그리고 조합원들에게 “데이비스와 슈워즈네거 중 누구의 입장이 당신에게 유리합니까?”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거의 대부분이 데이비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런데 “누구에게 투표할 예정입니까?”라고 묻자 그들은 슈워즈네거라고 대답했다는 것입니다.“(111쪽) 

  

그렇다면 레이코프의 정체성 가치관은 무엇인가 살펴보자. 이미 위에서 말했다. 힘든 조건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그에 대응하기 위해 자신을 지켜야 한다는 절박한 생각을 갖는다. 이런 보수적인 입장은 선거 때에 등장하는 캠페인 구호에 영향을 받아 바뀌는 것이 아니다. 

  

(추가) 좀더 설명해보자. 그들은 세상에 대한 원망을 갖거나 불심감을 갖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그같은 조건이 오랫동안 지속되면 그에 따른 세계관을 갖게 될 것이다. 이것이 가치관이 되고 오랫동안 익숙해지고 거듭해서 확인되고 단련되면 그것이 그들의 정체성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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