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계급배반투표 있나 없나, 있다면 얼마나 되나

  

2-1. 학력은 집 종교와 다르다 

  

먼저 사건의 발단을 살펴보자. 지난 2월중순경 오마이뉴스와 한겨레 한겨레21 경향신문 서울신문등에 일제히 손낙구씨의 책 “한국의 정치지도” 서평이 실렸다. 

  

저자의 주장은 이 책의 두께만큼이나 저돌적이다. 손씨는 한겨레 인터뷰에서 “집이 계급을 가르더라... 순간 소름이 돋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외에도 학력과 종교에 따라 투표행위가 결정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집없고 못배우고 종교없는 사람들은 주로 민주당을 찍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선관위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충실히 계급투표를 한다고 말했다.

  

그의 주장은 지나치게 단순 순진해서 쉽게 믿어지질 않는다. 지난 80년대부터 서울시민 중에 집이 있으면 ‘유산계급’ 집이 없으면 ‘무산계급’이라 불려왔다. 아파트가격 상승기에는 같은 아파트 주민회의에 참가자중에 자가의 경우는 앉아서 매년 몇천만원씩 벌지만 전세입주자는 몇천만원씩을 잃는다. 집이 계급을 가를 뿐 아니라 생존을 위협하는 이런 불공평한 현실을 그는 이제야 알았다는 것일까.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 서울에서 자기 집에 사는 가구 비율이 55%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서울시민중 ‘유산계급’은 55% ‘무산계급’은 45%인 셈이다. 종교 유무에 따른 정치성향 구분도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200여년전에 마르크스가 종교는 아편이라고 말한 이후 종교 신자들은 좌파와 거리가 멀었다. 두가지 모두 새삼스러울 게 없는 사실인데 그는 마치 신대륙을 발견한듯이 감격한다. 

  

위의 두가지는 사실을 재확인한 것이므로 불필요한 소동에 피곤하긴 하지만 무해하지는 않다. 그러나 학력은 그렇지 않다. 저학력자는 민주당 고학력자는 한나라당을 지지한다는 손씨의 조사결과는 기존 연구와 배치된다. 지난 2006년11월 연세대 사회학과 한준 교수와 전북대 사회학과 설동훈 교수의 공동연구결과에 따르면 초중등졸업자의 보수지지율은 33.6% 진보지지율은 12.4%인 반면, 대졸자의 보수지지율은 24.7% 진보지지율은 25.6%였다. (아래 표 참조) 초중등졸업자의 보수지지율은 대졸자보다 약 1.4배 더 많고 진보지지율은 대졸자보다 절반도 되지 않는다. 

  

<교육수준별 이념성향의 차이> 

  

보수

중도

진보

전체

초중등졸

33.6

54.0

12.4

100.00

고졸

25.2

56.7

18.2

100.00

전문대졸

22.1

59.1 

18.8

100.00

대졸

24.7

49.7

25.6

100.00

전체

25.6

54.8

19.6

100.00

(여성개발원 발행 “한국의 이념갈등 현황및 해소방안” 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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