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계급배반투표는 왜 발생하나

  

험한 세상 모진 세월을 고통받고 살아온 사람들의 보수화는 당연하지 않은가? 그들을 보고 정보가 부족해서 자기 발등을 찍는 투표를 한다고 비난한다는 것이 가당키나 한가? 과연 그들은 무식해서 자신에게 불이익을 주는 한나라당을 찍는 것일까? 자신이 진보라며 자신만만해 하는 사람도 가까운 사람에게 사기를 당해보라, 한번 두 번 계속해 당하면 사람은 누구나 변한다. 어떻게 변할까? 더욱 진보적이 될까? 보수적이 될까? 보수는 자신의 안위를 중시하는 사람들의 것인 반면 진보는 여러 사람들의 안위를 걱정하는 사람들의 것이다.

  

3-1. 계급배반현상의 원인 1 -언어의 문제

  

그렇다면 식자들이 “저소득층의 보수화”를 말할 때의 “보수”와 빈자들이 선택하는 “보수”는 그 성격이나 색깔이 다른 것 아닐까. 보수는 진보와 마찬가지로 대단히 큰 개념이어서 여러 층위의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런데 양측은 보수의 여러 속성중에서 각기 다른 몇가지 속성만을 취해서 그것이 보수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런 보수”와 “저런 보수”를 구별해서 봐야 한다. 

  

먼저 식자들의 보수 즉 “이런 보수”는 무엇일까. 부자들을 위한 정책 그리고 분배보다 성장위주 정책 그리고 한나라당에 이익이 되는 것이다. 즉 경제적 보수이다. 

  

그렇다면 빈자들의 “저런 보수”는 무엇일까? 이 사회가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라고 믿고 “힘있는 사람이 힘없는 자신 같은 사람들을 잡아먹는 동물의 왕국”이라고 확신하는 그들, 그래서 자신과 가족을 지켜야 한다는 절박감을 매일 느끼는 그들이 선택할 곳은 진보일까 보수일까? 자기 자신과 가족을 보위하기 위한 이기주의 즉 가족의 가치를 중시하는 것은 보수의 전형적 특성중 하나 아닌가. 변화와 개혁을 감당하지 못해서 두려워 하는 성향을 갖으며 이성적이기보다 본성에 충실하다. 타인에 대한 두려움, 죽음에 대한 공포도 있다. 이들의 보수는 심리적 보수이다. 두가지 보수의 차이는 “언어적 규정”의 불충분함에서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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